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



★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★


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
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
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수 있도록
자유로운 공기속에 놓아두는 일이다.

둘째는 안되는 건 안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.
살생을 해서는 안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되고
물자를 낭비해서는 안되고 거짓에
침묵동조해서는 안된다. 안되는 건 안된다!는
것을 뼛속깊이 새겨주는 일이다.

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.
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
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
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
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줄 아는 능력
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
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
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.

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할
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사는 것,
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.

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
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
손대려 하는 건 결코해서는 안될 월권행위이기에
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닮고 싶은
인생의 선배가 되고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
않도록 아이에게 끈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.

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
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
잠시 동행하는 것이였다.


- 박노해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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