★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★
인연이란..
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..
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즈음..
그때서야 한번 찾아오는 것이라고..
그것이 인연이라고..
누군가가 그랬습니다.
등나무 그늘에
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..
분명 우리가 다 알지못할..
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..
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...
사람 안에 또 한사람을 있게할 수 있게 함이..
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..
누군가가 그랬습니다.
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.
사람과 사람 사이에는..
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..
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..
누군가가 그랬습니다.
인연은..
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..
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열어 놓아야 한다고..
누군가가 그랬습니다.
먹구름 처럼 흔들 거리더니..
대뜸 내 손목을잡으며..
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..
눈 내리는..
어느 겨울밤에 눈위에 무릎을 적시며..
천년에나 한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..
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...
떨며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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